아주 초보적인 형태까지 포함한다면
오르간은 거의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오래된 악기이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비롯해
예전에 지어진 유럽의 대성당에는 예외 없이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다.

오르간은 건축물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해당 건축물에 맞게 설계된다.
건물을 지을 때, 그 건물에 맞는 오르간을 함께 주문하는 것이다.
오르간은 일종의 맞춤 악기, 커스터마이징인 셈이다.
오르간 제작자를 '오르간 건축가'라고 부르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오르간 제작자는 건물의 구조와 음향은 물론
지역의 역사와 전통까지 고려해 그 건물만의 독특한 오르간을 만든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서로 똑같은 오르간이란 없다.
오르간은 파이프에 공기를 통과시켜 소리를 낸다.
파이프의 크기는 짧게는 7mm에서부터 길게는 15m가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길고 큰 파이프는 낮은 소리를 내고, 짧고 가는 파이프는 높은 소리를 낸다.
이런 파이프들이 오르간에 따라 적개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만개까지 있다.
파이프는 금속으로 제작되며 구조와 모양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오르간 고유의 소리를 내는 파이프부터
플루트와 유사한 소리를 내는 파이프,
현악기 소리를 내는 파이프,
금관악기 소리를 내는 파이프 등 다양하다.
오르간이 그토록 다채로운 음색을 낼 수 있는 까닭은
이렇게 파이프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르간의 건반은 손건반과 발건반이 있다.
손건반은 보통 2단 이상으로, 5단이나 되는 건반도 있다.
이렇게 건반이 2단 이상고 발건반이 있다는 점이
다른 건반악기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발건반은 보통 오르간용 신발을 신고 연주한다.
오르간 옆에 오르간용 신발이 놓여져있거나
신발을 갈아신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르간의 각 건반에는 스톱 장치가 여러 개 있다.
다양한 음색을 구현하기 위한 장치이다.
스톱 장치는 각각 특정한 파이프와 연결되어 있어
어떤 스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음색과 음높이가 달라진다.
스톱을 조작하면 같은 건반을 눌러도 다른 파이프에서 소리가 나는데
이를 통해 연주자는 다양한 음색을 구사할 수 있다.

스톱의 이름은 파이프 모양, 음높이, 음색, 재료와 제작 방법에 따라 붙는다.
음색을 나누는 스톱을 크게 분류하면,
우선 오르간 고유의 음색을 내는 스톱이 있는데
이를 '프란시팔' 혹은 '디아파종'이라고 한다.
그 밖에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리드 악기 소리를 내는 스톱이 있다.
오르간은 파이프에 공기를 불어 넣어 소리를 내는데,
공기의 압력이 부족하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파이프에 공기는 어떻게 넣었을까?
일꾼들이 풀무질을 해서 불어 넣어야 했다.
따라서 예전에는 오르간 연주에 일꾼이 많이 필요했다.
오르가니스트가 정장을 차려 입고 엄숙하게 오르간을 연주하는 바로 그 순간
오르간 뒤에서는 수십 명의 일꾼들이 땀흘리며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
대형 오르간일수록 눞은 압력을 필요로하기에 더 많은 일꾼들이 필요했다.
영국 윈체스트에 있는 오르간에는 26개의 풀무가 있는데,
이것을 70명의 일꾼이 동원되어 돌렸다고 한다.
아주 고된 직업이었을 것이다.
'뮤직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악기 이야기] 스트라디바리우스 & 과르네리-최고의 명기 제작자들 (0) | 2025.08.20 |
|---|---|
| [악기 이야기] 클라비코드와 하프시코드 (4) | 2025.08.11 |
| 클래식 음악의 작품 번호 (4) | 2025.08.10 |
| 조지 프리데릭 헨델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e Frideric Handel 1685-1759) (4) | 2025.08.03 |
|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S.Bach 1685-1750) (4) | 2025.08.02 |